보톤 대중들이 흔히 MBTI를 이야기할 때 직장, 연애, 인간관계, 성격 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죠 반면 사업이나 비즈니스와 관련해서는 일부 학계에서 다룬 연구가 있지만, 자세한 분석이나 조사 자료가 거의 없는 주제입니다. 근데 최근에 재미로 읽었던 자료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 스타트업 103명 MBTI 조사’에 관한 내용입니다. 2024년 한국상품학회에 실린「창업가의 DNA: MBTI 성격 차원과 스타트업 성공 간의 관계」라는 연구 자료로 이 연구는 대한민국의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가들을 대상으로 MBTI와 스타트업 성공 간의 관계를 분석한 자료입니다. 실제 창업가들의 MBTI 성향에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국내외 학업성적과 지능 관련된 연구 논문은 많이 있지만 사업 비즈니스 관련된 자료나 논문은 많이 없기 때문에 좀 더 집중해서 본 것 같습니다.
MBTI 정의
MBTI는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자로 스위스의 정신분석학자 카를 융의 심리유형이론을 바탕으로 마이어스 모녀가 개발한 성격유형 검사 도구입니다. MBTI는 사람들의 성향을 네 가지 선호 지표의 조합을 통해 개인을 총 16가지 성격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4가지 지표는 외향형(E)과 내향형(I), 감각형(S)과 직관형(N), 사고형(T)과 감정형(F), 판단형(J)과 인식형(P)으로 구분합니다.
MBTI 검사를 맹신할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외면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MBTI 검사가 한 사람의 성격이나 능력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본인과 다른 사람의 성향을 이해하고 접근하면 업무 방식과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하나의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저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MBTI 검사를 신뢰하기 힘들다면 요즘에는 빅파이브 검사, 헥사코, 애니어그램 등 비슷한 검사가 있으니 참고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외부의 사람이나 사물에 집중하는 E(외향)와 자기 자신이나 내적 경험에 집중하는 I(내향)
- 실제 존재해 관찰할 수 있는 것들로 세상을 인식하는 S(감각)와 직관적으로 인식하는 N(직관)
- 논리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 T(사고)와 감정적이거나 가치지향적인 경향이 있는 F(감정)
- 계획된 생활을 선호하는 J(판단)와 자율적이고 융통성 있는 생활을 선호는 P(인식)
스타트업 대표 MBTI 분석 결과
| 우리나라 스타트업 CEO 분석 | |||
| 유형 | 명칭 | 결과 | 비중 |
| ENTJ | 통솔자 | 25명 | 24.3% |
| ENTP | 변론가 | 18명 | 17.5% |
| ENFP | 활동가 | 15명 | 14.6% |
| ESTJ | 관리자 | 9명 | 8.7% |
| INTP | 논리적사색가 | 9명 | 8.7% |
| ISTJ | 논리주의자 | 6명 | 5.8% |
| INTJ | 전략가 | 5명 | 4.9% |
| ENFJ | 사회운동가 | 5명 | 4.9% |
| ESFJ | 외교관 | 4명 | 3.9% |
| INFP | 중재자 | 4명 | 3.9% |
| ESFP | 연예인 | 2명 | 1.9% |
| ESTP | 활동가 | 1명 | 1.0% |
| ISFP | 예술가 | 1명 | 1.0% |
연구 내용에 따르면 I(내향)보다 E(외향)형이 비율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학업성적은 I(내향), E(외향) 관계가 없지만, 스타트업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추측은 사업, 비즈니스는 관계도 중요하고 추진력도 중요하죠. 정부지원사업과 투자자들을 만나는 자리 데모데이 발표가 기본이잖아요 아무래도 내외향 성향에서 E(외향)가 I(내향)보다 더 유리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에너지 방향 (E – I)에 따라 좀 다를 수 있거든요 실제로 해당 연구 자료 내용에도 외향형(E)이 창업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어요 특히 외향형(E)은 대인관계와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에너지를 얻고 활발한 네트워킹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데 강점을 보이기 때문에 유리하다고 보는 것인데(Cain 2016; Costa and McCrae 2008) 반해 내향형(I)은 외부와의 상호작용보다는 내적 성찰과 독립적인 문제 해결에서 강점을 발휘하지만 이들은 연구개발 및 기술적 혁신과 같은 내부 역량에 집중하며, 자신의 기술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업을 이끌어가는 경향이 있다(McClelland 1961; Carland, Carland and Stewart 1988)고 보고 있고, 이러한 맥락에서 외향형(E)은 네트워킹, 고객 유치, 자원 확보 등에서 뛰어난 성과를 발휘 하고, 스타트업 창업 초기 성공에 더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스타트업 103명 MBTI 조사 자료 결과에 따르면 외향형(E) 비율이 76.7%에요 압도적이죠
두 번째는 N(직관) 성향이 높은 사람이 S(감각)보다 비율이 높았습니다. 전체의 77.7%가 N(직관) 성향으로 나타났습니다. 감각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사람보다 직관적으로 사고하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가 집단에서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보통 학업 성적과 관련된 논문을 살펴보면, S(감각)가 N(직관)보다 높게 나타나죠 반면 사업과 투자는 S(감각)보다 N(직관) 성향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직관적으로 사고하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성공한 스타트업에 더 많았다는 것인데 N(직관)성향 사람들은 사물을 인식할 때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사업적인 유형과 더 잘 맞다고 얘기해요 또 흥미로운 점은 NT 성향 비중이 다른 성향보다 절반 이상 높게 나타났어요 NT 55.3%, NF 23.3%, ST 15.5%, SF 6.8% 결과입니다. 또 직관형(N), 사고형(T) 중 하나라도 있는 사람들이 전체 93.2%로 절대적인 수치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또 앞에 두개 성향을 체크해보면 각각 EN 61.2%, IN 17.5%, ES 15.5%, IS 6.8% 수치가 나왔습니다. 여기서도 N(직관) 성향이 S(감각)보다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어요 E(외향)형인데도 불구하고 ES 성향이 IN보다 비중이 적은 것을 알 수 있어요
유형별로 살펴보면 ENTJ(대담한 통솔자·지도자형)가 24.3%(25명)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ENTP(발명가형)가 17.5%(18명)로 나타났습니다. ENTJ와 ENTP가 상위권에 자리한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입니다. 그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유형이 ENFP(활동가형)였는데요. 개인적으로는 ENFP가 세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제 나름의 평가 기준에서는 조금 의외의 결과입니다. 개인적으로 ENFP라고 하면 왠지 재미있는 캐릭터가 떠오릅니다. 실제로 저와 젤 친한 친구가 ENFP(활동가형)거든요 재밌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분위기 메이커 같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한편으로는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스타트업의 특성상, 과연 ENFP가 리더로서 신중하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잠깐 들었어요 근데 또 팀의 분위기를 좋게 만들고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투자자들을 만나서 관계를 맺는 이런 활동들이 가장 적합하지 않나 생각도 듭니다. 그 다음 유형이 ESTJ(관리자형)8.7%와 INTP(사색가) 8.7%가 공동 4위입니다. I(내향) 유형에서는 인팁이 가장 높게 나왔어요 일을 추진하는데에는 ESTJ(관리자형) 만큼 잘하는 사람도 없을 것 같아요 반면 INTP(사색가형)의 경우에는 개인적으로 아이디어와 창의력만큼은 가장 뛰어난 유형이지만 스타트업 CEO로서의 역할을 생각해보면 조금 버겁고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이것 역시 MBTI만으로 개인의 역량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INTP에 대한 이미지와 스타트업 CEO의 역할 사이에는 어느 정도 간극이 있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ISTJ(논리주의자형) 5.8%, INTJ(전략가형) 4.9%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I(내향형) 성향 가운데서는 INTP, ISTJ, INTJ 세 유형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그외 유형들은 비중이 다소 적습니다.
MBTI 유형에 관한 여기서 또 흥미로운 점은 일부 CEO들의 경우 창업 전후로 MBTI 성향이 일부 바뀌기도 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MBTI는 환경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는 한 것 같습니다. 사례를 보면 FP형 TP형이 TJ형(사고·계획형)으로 변한 사례가 좀 있어요 대표적인 사례가 이수진 대표(야놀자), 김슬아 대표(마켓컬리), 류중희 대표(퓨쳐플레이) 등이 있습니다.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는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회사가 성장하며 MBTI 결과도 계속 바뀌더라. 처음에는 ENFP였는데, 중간에는 ENFJ, 최근에는 ENTJ가 나왔다” 고 밝혔습니다. 야놀자 이수진 대표 인터뷰 내용도 보면 처음에는 INTP 였지만, 당시에는 내향형(I)과 외향형(E)이 51:49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스타트업 환경이 E(외향)형으로 T(사고)와 J(판단)형으로 바뀔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아래는 우리나라 스타트업 CEO 103명 MBTI 유형별 입니다. 우리처럼 초기 정부지원사업으로 시작한 사람도 보이고 사내벤처, 자기자본 등으로 성장한 대표님도 보입니다.


맺음말
지금까지 우리나라 스타트업 CEO들의 MBTI 분석 결과를 살펴봤습니다. 분석 결과를 보면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가 집단에서 특정 성향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로 나타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꽤 흥미로운 결과죠.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MBTI가 창업가의 성공을 결정하는 공식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특정 유형이라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특정 유형이 아니라고 해서 성공적인 창업가가 될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대표님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환경과 경험에 따라 자신의 성향이나 행동 방식이 달라지는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결국 MBTI의 유형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자신과 팀원들의 성향을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는 하되, 맹신하지는 말자 오늘의 핵심 포인트입니다.
실제로 창업의 성과는 하나의 요인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아이디어와 시장 환경, 실행력, 경험, 자본, 팀 구성, 네트워크 등 수많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결국 창업의 성과는 어느 한 가지 뛰어난 능력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개인의 뛰어난 역량보다 서로 다른 강점과 부족한 부분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팀을 이루면서 발전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팀을 이끌고 아이디어와 비전을 제시하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능력과, 실제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능력은 또 다른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의 MBTI 유형이 무엇인지가 아닙니다. 자신과 팀원들의 성향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그 강점을 창업 과정에서 어떻게 활용하며,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보완해 나가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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